바쁜 일상과 인생의 고통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몇 달 전부터 계획했던 설악산행...
여러가지 조건이 따라야만 실행이 가능하다.
집안 일, 회사 일, 산의 기후, 예약 여건 등...
9월 1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예약통합시스템을 통해
동원된 컴퓨터 4대 중 1대만 어렵게 예약에 성공했다.
가을철 국립공원 대피소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
산악회들이 싹쓸이 해서 추첨제로 바꾼다는데 어떻게 될 지...
최초 가려고 했던 희운각 예약 못하고 소청대피소로 예약
애초에는 공룡능선을 타려고 했지만
막상 가보니 체력에 한계를 느껴
아래 코스로 산행을 진행한다.
1 일차 : 한계령휴게소-한계령 갈림길-서북능선-끝청-중청대피소-대청봉-중청대피소-소청-소청대피소
: 총 9.9 km / 아주 느리게... 약 10시간
2 일차 : 소청대피소 - 소청 - 희운각대피소-공룡능선갈림길-천당폭포-양폭대피소-귀면암-비선대-신흥사일주문-소공원
: 총 10.2 km / 6.5시간 소요.. 보통 걸음으로 하산
2 일간 총 20.1 km
새벽에 인제읍내에 도착하여 아침을 먹고 올라간다.
한계령 휴게소(T:033-672-2330)가 이 시간에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
함지부대찌개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인제로 208번지 ( Tel : 033-462-8009, 010-5361-9009 )
식사를 맛있게 한 후 사장님에게
산에서 밥해 먹을 쌀을 안가져왔다고 말하니
쌀을 반 되나 퍼주신다. 그것도 올해 햅쌀을...
강원도 수수밭
한계령 주차장에 도착하니 맑은 날씨가 우리를 반긴다.
여장을 다시 준비하여
마음을 다잡고 산행 시작
차는 행복대리운전(033-635-4646, 010-3930-3003 )에 맡기니
사장님이 알아서 잘 처리해 주신다.
가운데 계단으로
해발 920 m지점에서 산행 시작...
조금 올라가니 설악루
시작은 힘찬 기세로
인제 방향
한참 아래에 흰색 구름이...
처음엔 에너지가 충천하다.
돌길이 계속 이어진다.
설악산에 이런 고사목이 참 많다.
땀이 안나는지 아직 겉옷을 입고 있다.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의 주능선에 합류해야
대청봉쪽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가파른 곳에는 예외 없이 이런 고무로 만든
친절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등산로 전 구간에...
한계령에서 주능선 삼거리까지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서북능선에 거의 올라오니
멋진 광경들이 펼쳐진다.
이제 귀때기청봉(1,578 m)의 모습도 보인다.
1,578m이면 어디 내놔도 낮은 산이 아닌데
까불다가 대청 중청 끝청 형제들에게
귀싸대기를 맞았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란다.
이건 1,519m의 가리봉
전부 설악산 안에 있는 산이다.
총각같은 사내와 가리봉
원래 아들과 둘이만 가려고 했는데
중간에 추가되어
대피소 예약부터
짐도 일부 들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운전도 해주고
참 착한 총각이다 ~~~
드디어 서북능선 한계령 갈림길에 도착했다.
뒤로 내설악의 비경이 펼쳐진다
미시령, 황철봉, 저항령, 마등령, 용아장성 및 공룡능선...
첫구간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진했나 보다.
돌길 통과 중...
군데군데 이런 꽃 (병조회풀?)이 피어 있고
보통 꿀벌보다 두툼한 벌이 꿀을 따고 있다.
서북능선 타는 중...
능선길은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서북능선에서 바라본 가리봉
잘 따라 오네..
간식으로 족발
아직 절반도 오지 못했다.
오늘 분량의 3분의 1지점
산정 부분에는 벌써 단풍이 빨갛게 물들었다.
단풍과 재광
저 아래 한계령 고개길을 망원랜즈로 당겨본다
빨간 열매가 여기저기 많이 맺혀있다.
고사목과 파란 하늘
설악산의 비경에 놀라기 시작한다
단풍잎과 하늘
오며 가며 만나는 등산객들이
마치 이웃이라도 되는 듯
친근한 말 한 마디씩 건내며 지나친다.
우리도 같이 따뜻한 말을 전한다.
인간과 인간이 제대로 어우러지는 곳이다.
또 가져온 음식물 쓰레기를 모두 가져가는 건
인간이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윈윈하는 곳이다.
승리의 지팡이 V 싸인
끝청 정상(1,610m)에서
세상을 품어보자 ~
끝청에 선 재광
끝청에서
하늘을 찌를 기세의 고사목
누가 이 나무에 구멍을 뚫었을까 ?
끝청에서 바라본 남설악
응달쪽부터 먼저 변색이 시작된다.
우리가 걸어 온 서북능선
쉬어 가기
6 km이상 걸었더니 힘이 쭉 빠진다.
또 다 왔는 줄 알았는데
아직 한참 남아서 더 힘이 빠진다.
중청 대피소 도착하니 헬기가 우리를 반긴다.
이걸로 우리를 편하게 태우고 가려나 ? 하는 착각 마저 들게 한다.
역시 응달인 왼쪽이 더 단풍이 들어있다.
저 위 대청봉엔 구름이 살짝 걸려 있다.
이번 여행 주도자들
마음이 통한 건지 옷 색깔도 같다.
이곳에서 편지를 붙이면
1주일에 한번 씩 수거해 간다고 한다.
바로 옆에는 각 통신사 기지가 있다.
전화, 문자, 메신저 놔두고
편지로 안부 전하는 즐거움...?
뭘 좀 먹어야 대청봉에 올라갈 수 있겠단다.
ㅋ~~~
대청봉 도전
대청봉 음지쪽 단풍지대
대청봉에 오르니 몇 개의 표지석이 있다.
먼저 요산요수...
<<논어>>의 〈옹야(雍也)〉에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움직이고, 어진 사람은 고요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즐겁게 살고, 어진 사람은 장수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 智者動, 仁者靜. 智者樂, 仁者壽)"라는 구절이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리에 밝아 물이 흐르듯 막힘이 없으므로 물을 좋아한다고 한 것이다. 또한 지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며, 그러한 것들을 즐기며 산다.
이에 비하여 어진 사람은 의리를 중히 여겨 그 중후함이 산과 같으므로 산을 좋아한다고 하였다. 또 어진 사람은 대부분 고요한 성격이며, 집착하는 것이 없어 오래 산다는 것이다. 요산요수의 원래의 뜻은 이와 같으나, 오늘날에는 보통 산수의 경치를 좋아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이곳은 속초나 인제가 아닌 양양땅이라네 !
뭐...지방자치의 시대이니...
설악산 대청봉에 있는 이정표
백담사 방향에서 오른 적이 있는데 정말 멀게 느껴졌다.
대청봉 표지석 ( 1,708 m )
중청봉과 중청 대피소방향
부자 설악산 대청봉에 오르다.
난 20년 만에 여기 왔는데
넌 언제 또 올래 ?
대청의 기운을 좀 얻어가자
일동 인증샷 !
정상에 오르니 강아지풀처럼 생겼는데
색이 붉다.
청명한 금요일 오후...
설악산 대청봉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
사람의 별로 없으니 여러차레 다양한 포즈들...
공룡능선만 선명하게 보여주고
나머지는 구름으로 Hidden 처리하는 Sense...
자연의 조화
중청과 소청 방향으로
설악산과 사할린에서 자란다는 희귀식물
눈잣나무와 공룡능선
소청방향으로
소청대피소 내려가는 길에서
직접 눈으로 보면 더 아름다운데
사진이 그 모든 걸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
맨 뒤 대청, 중청 거쳐 소청으로 걸어오는 재광이
소청봉 ( 1,550 m )
소청대피소까지 400m라는데
실제로는 내리막인데도 1km는 되게 느껴진다.
산에서는 지도상의 거리로 표현해서 체감거리와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설악산에 구름사이로 햇빛이 쏟아진다.
사람의 눈이 약 5,000만 화소라는데
2,000만 화소짜리 카메라로 찍으니 뭔가 부족함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역광이라서 그런 것도 있다.
용아장성을 빛추는 햇살
소청 대피소
대피소는 환경을 고려하여 나무로만 지어야 한단다.
환경단체의 영향이 곳곳에 베어있다.
대피소 더 만드는 것도 환경단체가 반대해서 더 못짓는단다.
소청아래 공룡
구름 위에서 저녁 드시는 신선들
이 사진을 보니 김만중의 구운몽이라는 책 내용이 떠오른다.
산으로 간 성진이 육관대사를 만나 양소유로 다시 태어나
진채봉, 계섬월, 난양공주, 영양공주, 정경채.....등의 아름다운 여인들과
세월 가는 줄 모르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
그리고 인간의 부귀영화가 모두 덧없다는 이야기...
유배지에서 힘든 삶을 소설로 승화시켰을 것이다.
한 편 다음 날 보게 될
비선대 계곡 바닥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겨놓고 술판을 벌였을 양반들...
실제로 그곳에서 시가무를 즐겼을 것이다.
이름은 새기지 말지...라고 한마디씩 한다.
우리 일행 몸이 지쳐 이제 내려오네...
저녁 식사 준비
고기도 굽고
찌개도 끓여 식사 중...
어느 마음씨 착하고 예쁜 아주머니께서
주고 가신 오리고기와 부탄가스...
우린 정성이 담긴 술을 한잔 드렸을 뿐이다.
대피소 내 잠자는 곳
남녀 혼숙에 히터는 빵빵하다.
코고는 소리
왔다갔다 하는 발자국 소리
카카오톡오는 소리 속에서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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